돈스타브를 오래 하다 보면 계절 보스를 보는 시선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겨울거인은 언제 나타날지 몰라 긴장하게 되고, 봄거인은 귀찮을 걸 알면서도 미리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개미사자는 조금 애매합니다. 당장 잡지 않아도 되고, 먼저 찾아오지도 않습니다.
장난감 몇 개만 가져다주면 여름을 넘길 수도 있으니 체력 6000짜리 보스를 잡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오아시스나 동굴에서 살면서 다니다가 여름을 끝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싱크홀입니다.
개미사자가 화나기 시작하면 플레이어 주변에 싱크홀이 생기고, 잘못하면 구조물이 부서지거나 작업하던 흐름이 전부 끊겨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여름이 시작되면 다른 준비보다 개미사자부터 찾아가는 편입니다.
보상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싱크홀이 더 귀찮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왜 많은 플레이어들이 결국 개미사자를 잡게 되는지, 그리고 전투에서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공물만 주고 넘어갈 수도 있다
개미사자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의외로 전투보다 공물부터 알게 됩니다.
오아시스에서 낚시를 하다 보면 쓰레기가 낚이고, 그 안에서 장난감이 나옵니다.
처음 얻었을 때는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감도 안 옵니다. 그 장난감이 바로 개미사자에게 주는 공물입니다.
개미사자에게 공물을 주면 분노하는 시간이 뒤로 밀립니다. 그래서 여름 내내 개미사자를 잡지 않고 장난감만 가져다주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여름을 처음 넘길 때는 이 방법이 가장 편합니다. 사막까지 가서 보스를 잡을 필요도 없고, 장비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장난감 하나 주고 돌아오면 끝입니다. 문제는 여름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음 여름에도 챙겨야 하고, 그다음 여름에도 챙겨야 합니다. 결국 오아시스에서 장난감 찾고, 개미사자한테 다녀오고, 다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공물을 주는 것보다 그냥 잡는 쪽이 더 편해집니다.

싱크홀은 한 번 당하면 잊기 힘들다
개미사자를 잡는 가장 큰 이유는 보상보다 싱크홀입니다. 공물을 주지 않고 방치하면 플레이어 주변에 싱크홀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설명만 들으면 생각보다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경고가 뜨고 잠시 뒤 땅이 꺼지는 정도라서 그냥 피해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플레이어만 피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싱크홀이 생기는 위치에 구조물이 있으면 같이 부서지고, 잘 정리해 둔 거점도 순식간에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개미사자를 계속 방치했던 적이 있습니다. 장난감 몇 개만 가져다주면 되는데 굳이 잡을 필요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지 근처에서 정리 작업을 하던 중에 개미사자가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하필 그때 잠깐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돌아와 보니 화면 한가운데에 싱크홀이 떡하니 생겨 있었습니다.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랐습니다.
같이 플레이하던 친구들은 이미 욕을 하고 있었고, 저는 멍하니 박살 난 기지만 보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모아둔 시설 몇 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보기 좋게 정리해 둔 상자 구역도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재료가 아까웠다기보다는 오랫동안 정리해 둔 공간이 한순간에 망가졌다는 게 더 짜증났습니다.
물론 다시 만드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싱크홀도 시간이 지나면 복구됩니다.
그런데 그때 느낀 건 구조물을 다시 짓는 수고보다도 계속 신경 써야 한다는 피로감이었습니다.
장난감을 챙겨서 오아시스를 오가는 것도 귀찮고, 작업하다가 경고음이 들릴 때마다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귀찮고, 혹시 중요한 시설 근처에 떨어질까 신경 쓰는 것도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름이 시작되면 다른 준비보다 개미사자부터 찾아갑니다.
개미사자를 잡는 이유도 거창하지 않습니다. 좋은 전리품을 노리는 것보다 싱크홀 걱정 없이 여름을 보내는 쪽이 훨씬 편하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전투가 까다롭다
개미사자를 잡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해서 바로 편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초보자 입장에서는 계절 보스 중 가장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겨울거인은 패턴이 단순한 편이고, 봄거인도 몇 번 상대해 보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금방 감이 옵니다.
반면 개미사자는 전투 자체가 꽤 정신없습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플레이어 주변에 모래성을 만들어 이동 공간을 제한하고, 바닥에서는 모래가시가 계속 솟아오릅니다.
공격력이 엄청 강한 보스라기보다는 실수를 유도하는 보스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방심했다가 죽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는 예전에 위노나라는 캐릭터로 개미사자를 잡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투석기를 여러 대 설치해 두고 편하게 잡아볼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보스들 상대로는 꽤 잘 써먹던 방법이라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계획이 꼬였습니다.
투석기를 설치한 곳의 위치가 개미사자와 가까웠던 건지, 모래성이 생기면서 투석기가 절반이 넘게 파괴되어 버렸고, 예상했던 자리에서 전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투석기 배치도 엉망이고, 결국 준비한 만큼의 효율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개미사자만큼은 미리 깔아둔 구조물만 믿고 싸우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한 우디로 갔을 때는 더 어이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슴 우상만 쓰면 금방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몸집이 커진 상태에서 모래가시를 피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이동 공간은 모래성 때문에 좁아지고, 바닥에서는 계속 모래가시가 올라왔습니다.
몇 번 맞아도 괜찮겠지 하고 버티다가 결국 그대로 죽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당시에는 사슴 우상 재료가 더 아까웠습니다.
사막 고글 때문에 헛걸음한 적도 있습니다. 개미사자를 잡겠다고 풋볼 헬멧은 여러 개 만들고, 무기와 회복 음식까지 전부 챙겨서 사막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사막 고글을 안 만들었습니다.
모래폭풍 때문에 시야가 엉망이 된 상태로는 싸우기 힘들어서 결국 다시 거점까지 돌아갔습니다.
그날은 개미사자보다 제 준비성이 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개미사자를 잡으러 갈 때는 무기보다 먼저 사막 고글부터 확인합니다.
개미사자는 체력 6000보다도 모래성, 모래가시, 모래폭풍 때문에 더 까다롭게 느껴지는 보스입니다.
그래서 처음 상대한다면 장비보다 패턴을 먼저 익히는 쪽이 훨씬 안전합니다.
결국 한 번은 잡게 된다
개미사자는 다른 계절 보스들처럼 반드시 잡아야 하는 보스는 아닙니다.
장난감을 가져다주면서 여름을 넘길 수도 있고, 오아시스를 자주 다닌다면 생각보다 오래 버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은근히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여름이 올 때마다 장난감을 챙겨야 하고, 개미사자가 화났는지 확인해야 하고, 싱크홀 경고가 뜨면 작업하다 말고 위치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한두 번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름을 여러 번 보내다 보면 개미사자를 상대하는 것보다 관리하는 쪽이 더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한동안은 장난감만 가져다주면서 넘겼습니다.
그런데 싱크홀에 기지가 한 번 박살 난 뒤로는 그냥 생각이 단순해졌습니다.
어차피 잡을 거면 빨리 잡고 남은 계절을 편하게 보내자는 쪽이었습니다.
개미사자는 체력 6000이라는 숫자만 보면 부담스럽지만, 패턴을 알고 나면 의외로 정직한 보스입니다.
모래성에 갇히지 않는 위치를 익히고, 모래가시만 침착하게 피할 수 있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보상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막석을 얻을 수 있고, 두 개의 청사진도 챙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개미사자를 잡는 이유는 전리품 때문이 아닙니다. 싱크홀 경고를 더 이상 듣기 싫어서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름이 시작되면 다른 일보다 개미사자부터 찾아갑니다. 잡고 나면 남은 여름이 꽤 조용해집니다.
그게 생각보다 큰 차이입니다.
저도 싱크홀 때문에 기지가 박살 나 본 뒤로는 더 이상 미루지 않게 됐습니다.
지금도 여름 첫날이 되면 장비부터 챙기고 오아시스로 달려갑니다.
개미사자는 보상을 노리고 잡는 보스라기보다, 편하게 살기 위해 잡는 보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